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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패스트 라이브즈’는 어떻게 할리우드를 삼켰나

인연(因緣)은 관계와 다르다. 관계란 맺으면 생기고 끊기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지만 인연은 그렇지 않다. 관계가 생기기 전과 후를 포괄한다. 만날 사람은 언젠간 만나게 돼 있다는 표현을 생각하면 맞을 것이다.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바로 이런 ‘인연’에 대한 영화다. 한국에서 태어나 12살까지 이곳에서 자란 셀린 송 감독은 캐나다에 가서도 여전히 이어진 한국과 인연의 끈을 ‘패스트 라이브즈’로 풀어냈다. 한국과 캐나다, 그리고 미국에서 부유하는 셀린 송 감독, 혹은 어떤 누군가의 인연의 파편들을 모은 이 영화는 그래서 상당히 철학적이다.◇자전적 이야기를 보편성 있게 확장‘패스트 라이브즈’가 세상에 공개된 건 지난해 1월 39회 선댄스영화제에서다. 한국의 풍경은 물론 철학과 정서까지 담아낸 이 작품은 곧바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전 세계 68관왕 197개 노미네이트. 이후 약 1년간 ‘패스트 라이브즈’가 써온 기록이다.‘패스트 라이브즈’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은 보편성에 있다.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랐지만 이후 상당 시간을 캐나다에서 보낸 송 감독. 국적은 캐나다지만 그곳에서도 어딘가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감독의 정서가 ‘패스트 라이브즈’에 담겨 있다. 빼어난 건 이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보편성으로 확장하는 힘이다. 셀린 송 감독은 과거와 현재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토대로 시공간에 따라 미묘하게 변화하는 관계의 의미를 포착, 어느 순간 관객들을 저마다의 인연으로 빠트린다. 세계적인 영화 비평 사이트 인디와이어에선 ‘패스트 라이브즈’를 ‘섬세하고 압도적으로 아름답다’고 평했고, 영국 영화 매체 엠파이어에선 ‘천천히 폭발하는 걸작’이라고 했다. 인연이란 어딘가에서 하나둘씩 쌓은 주춧돌들이 하나의 형태로 갖춰지는 것이다. 서둘지 않고 천천히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패스트 라이브즈’가 이런 인연의 속성과 닮았다.◇“지난 20년간 본 최고의 데뷔작”셀린 송 감독은 ‘패스트 라이브즈’로 그야말로 역사를 쓰고 있다. 그는 그레타 거윅 감독의 ‘바비’,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와 함께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르며 여성 감독 파워를 보여줬다. 아카데미 96년 역사상 가장 많은 여성 감독 연출작이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된 역사적인 기록이다. 또 각본상 후보로도 올라 있는 상황이다. 현지 매체 버라이어티는 ‘여성 감독들 영화 세 편이 작품상 후보에 오르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대서특필했고 시카고 트리뷴, 데일리헤럴드 등 해외 유력 매체들도 ‘패스트 라이브즈’가 이룬 성과를 앞다퉈 보도했다.특히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감독들의 반응이 뜨겁다.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으로 제90회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4관왕을 차지하고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로 제95회 아카데미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자신의 SNS에 직접 ‘패스트 라이브즈’를 소개하며 “정교하고 섬세하며 강렬한 영화”, “지난 20년간 본 최고의 장편 데뷔작”이라는 호평을 남겼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제95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부문 7개를 휩쓴 대니얼 셰이너트 감독 또한 ‘패스트 라이브즈’에 대해 “짧게 요약하면 우리가 수없이 봐왔던 로맨틱 코미디처럼 들리겠지만, 지금 내 머릿속엔 이 영화의 수많은 독특한 이미지와 아이디어가 생생하게 맴돌고 있다. 셀린 송 감독 본인처럼 영리하고 자신감 넘치며 독창적인 시”라는 평가를 남겼다. 동료 배우들의 칭찬도 이어지고 있다. 제74회 칸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배우 조디 포스터는 여자 주인공 그레타 리의 연기에 대해 “놀라운 업적을 만들어냈다”며 칭찬했고, 배우 폴 메스칼은 “이 영화를 꼭 보길 바란다. 나를 작은 조각들로 부서지게 한 영화. 셀린 송은 천재”라고 밝혔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경우 회원들의 투표로 수상자가 결정되므로 계속해서 영화가 언급되고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이 같은 호평에 힘입어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33회 고담 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제89회 뉴욕비평가 협회상 신인작품상, 제16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즈 감독상, 2023 미국영화연구소 올해의 10대 영화, 2023 전미 비평가 위원회 올해의 영화, 신인감독상, 2023 보스턴 온라인 비평가 협회상 톱10 영화 등 눈부신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K콘텐츠 인기, 오스카 수상까지?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패스트 라이브즈’의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이다. 당초 기대와 달리 여우주연상과 감독상 후보에선 제외된 상황. 게다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와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 최근 미국 현지에서 반응이 좋은 ‘바튼 아카데미’ 등이 강력한 경쟁 후보로 떠오른 상황이라 성급히 장밋빛 전망을 내놓긴 어렵다.다만 ‘기생충’과 ‘미나리’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에 성공하며 한국영화에 대한 현지의 이해가 높아진 데다 최근 ‘성난 사람들’이 골든글로브와 에미상에서 다관왕에 오르며 미국계 한국인의 이야기에 대한 관심도 올라간 상태라 그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셀린 송 감독은 “‘성난 사람들’이나 ‘패스트 라이브즈’나 이민자의 정서를 가지고 있는데, 이 이민자의 정서라는 것은 꼭 이민을 가지 않아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사를 하고 새로운 곳에 가서 삶을 시작하는 경험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겪는 일일 것”이라며 “인생을 살며 시간과 공간을 지나는 경험은 국경을 넘어 이해받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또 “‘기생충’과 ‘패스트 라이브즈’는 다른 영화고 그 영화와 비교되는 게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기생충’ 덕분에 ‘패스트 라이브즈’도 주목을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본다. ‘패스트 라이브즈’에 한국어가 많이 들어 있는데 ‘기생충’ 같은 영화 덕에 저항 없이 북미 관객들에게도 가닿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데뷔작임에도 ‘플라워 킬링 문’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오펜하이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명감독들과 함께 오스카 최고상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셀린 송 감독. ‘인연’이라는 한국적 개념을 서정적 로맨스에 담아 보편성을 획득한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스카 수상 여부를 떠나 확실히 평단을 매료시켰다. 이 작품은 다음 달 6일 국내에서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2.13 05:21
영화

‘너와 나’ 조현철 감독 “박혜수에 대한 믿음, 작품 통해 위로받았다” [IS인터뷰]

영화를 통해 위로를 건네주는 일. 조현철 감독이 영화 ‘너와 나’를 만든 이유다. 영화 ‘차이나타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드라마 ‘호텔 델루나’, ‘D.P.’ 등에서 배우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그가 자신의 첫 장편 연출작을 들고 관객을 만난다.‘너와 나’는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담은 채 꿈결 같은 하루를 보내는 고등학생 세미(박혜수)와 하은(김시은)의 이야기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위로를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는데, 오히려 위로를 받았다”며 약 7년의 작업 과정 끝에 작품을 대중 앞에 선보이게 된 소감을 전했다. 조현철 감독은 지난 2016년 ‘너와 나’를 처음 구상했다. 그는 “모두가 크고 작은 아픔을 안고 산다. 특히 우리 영화는 배우들, 스태프 모두 아픔을 안고 시작했다”며 “그래서인지 더 끈끈하고 애정이 깊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 감독의 말처럼 ‘너와 나’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투자가 결정된 직후 출연 배우 박혜수의 학교폭력 논란이 터졌기 때문. 하지만 조 감독은 “우리는 박혜수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굳건한 신뢰를 드러냈다.“기사로 나가는 것만 보고 ‘박혜수는 이런 사람이다’ 판단할 수 없어요. 우리에게 눈물을 흘리면서 했던 무고하다는 주장을 믿고 싶었어요. 함께 하기로 결정한 이후로는 두려움이 없었습니다.”‘너와 나’는 10대 소녀들의 관계를 그리지만, 한편으론 2014년 세월호 참사를 연상시킨다. 조현철 감독은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비극을 피상적으로 느꼈다. 그런데 저 역시 밝힐 수는 없지만 어떤 사건을 겪고 나니 세월호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이어 “외면하고 잊으려고 했던 기억들에 다시 끌리게 됐고, 그때부터 사회적으로 일어난 이야기에 제 이야기를 엮어 넣으려고 했다”며 “세월호는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느 정도 내 삶의 이야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너와 나’는 박혜수와 김시은이 주연을 맡아 미묘한 우정을 그려낸다. 조 감독은 박혜수에 대해 “경험했던 배우들 중 가장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20년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박혜수가 현장에서 선후배를 대할 때 엄청난 진정성이 느껴졌어요. 그런 면면이 영화에 잘 살아난 것 같아요. 김시은은 너무 천재 같아요. 제가 시나리오에서 쓰지 않았던 부분들도 잘 포착해서 표현해내더라고요. 특히 세미를 바라보는 눈빛에 감탄했어요.”세미와 하은의 우정이 때로는 우정보단 사랑에 가까워 보인다는 점에서 ‘퀴어 영화’가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조현철 감독은 “두 아이의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애써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남녀가 아니더라도 보통의 일이고 평범한 일이었던 거 같다. 퀴어의 특이성을 표현하려 한 건 아니었다. 평범함을 구현하려는 과정에서 이 아이들이 결국에는 맞닿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조현철 감독은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에 입학해 다수의 단편영화 작업에 참여했다. 지난 25일 개봉한 ‘너와 나’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제10회 마리끌레르영화제, 제11회 무주산골영화제, 제25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제23회 가오슝영화제, 제18회 파리한국영화제 등에 초청될 만큼 여러 영화제에서 주목받고 있다. 조 감독은 “인생은 짧다. 언젠가 죽으니까 시간을 잘 보내야 하는데 그래도 조금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이야기를 찾고 싶다”며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위로해 줄 수 있는 이야기를 찾고 있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10.30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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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오펜하이머’ 예매율 1위..‘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쌍끌이 예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개봉을 하루 앞두고 50%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 중인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쌍끌이 흥행이 예상된다.14일 오전 8시 기준 영진위 예매율 집계에서 15일 개봉하는 ‘오펜하이머’는 53.9%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예매관객수는 40만 5674 명인데 IMAX 등 특수관 예매가 많아 첫 날 관객수보다 매출액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펜하이머’는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에, 전라 베드신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라면 받지 못했을 15세 이상 관람가란 점이 오히려 가족 관객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에 흥행롱런은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지난 9일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 중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16.4%로 2위를 기록 중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13일까지 154만 6274명을 동원해 손익분기점 돌파까지 빌드업을 차곡차곡 하고 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짐검다리 연휴 격인 14일 박스오피스1위와 공휴일인 15일 흥행으로 누적 200만명을 넘어 지속적인 흥행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15일 개봉하는 유해진 김희선 주연 ‘달짝지근해: 7520’은 6.6%로 3위, ‘밀수’는 5.6%로 4위, 15일 개봉하는 정우성 연출작 ‘보호자’는 4.9%로 5위를 기록 중이다. 올여름 극장가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8월15일 신작 개봉들로 다시 극장에 관객이 몰릴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8.1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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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 첫 칸 입성, 제니-뷔 칸 나들이..‘폐막’ 칸영화제의 순간들 [76th 칸]

16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 ‘제76회 칸영화제’(이하 칸영화제)가 어느덧 종착지에 다다랐다.세계 굴지의 영화인들이 모이는 축제 칸영화제에서는 올해도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송중기, 송강호 등 굵직한 배우들은 물론 블랙핑크 제니, 로제, 리사, 에스파 등 K팝 스타들의 참석으로 국내 연예계 역시 뜨거웠다.27일 막을 내리는 76번째 칸영화제.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일간스포츠가 모아봤다. ◇레드카펫 선 새신랑 송중기 “만삭 아내 보기엔 영화가 폭력적”배우 송중기는 영화 ‘화란’으로 데뷔 이후 첫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칸에 만삭 아내인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와 동행한 송중기. 그는 현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아내와 함께 레드카펫에 오를 것을 예고했으나 사운더스는 결국 볼 수 없었다.이는 영화의 폭력성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삭인 아내가 보기에 ‘화란’ 속에 폭력적인 장면이 다수 삽입돼 있다고 판단한 것. ‘화란’은 김창훈 감독의 첫 장편영화 연출작으로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BTS, 블랙핑크, 에스파… 그래미야 칸이야?올해 칸영화제에는 K팝 스타들이 유독 많이 참석했다. 방탄소년단(BTS)의 뷔를 비롯해 에스파, ‘화란’으로 초청 받은 가수 비비(김형서)까지. 게다가 블랙핑크는 무려 세 명의 멤버가 칸영화제를 찾아 마치 그래미 시상식을 방불케 했다. 제일 먼저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K팝 스타는 블랙핑크의 로제였다. 그는 17일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몬스터’ 프리미어 상영회 레드카펫에 등장했다. 그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생 로랑의 글로벌 엠버서더 자격으로 영화제를 찾았다. 같은 그룹 멤버 제니도 HBO드라마 ‘더 아이돌’로 칸영회제 초청을 받았다. 그는 22일부터 이틀간 칸영화제에서 ‘디 아이돌’과 관련한 다양한 포토콜에 참여했다. ‘디 아이돌’은 제니의 배우 데뷔작으로, LA의 음악 업계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셀린느 앰버서더인 리사는 레드카펫에 오르지는 않았으나 칸영화제에서 셀린느 파티에 참석했다. 리사는 셀린느의 디자이너인 에디 슬리먼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 행사에는 역시 브랜드의 엠버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뷔와 배우 박보검이 참석, 세 사람의 만남도 성사됐다. 그룹 에스파는 K팝 사상 처음으로 그룹 완전체가 칸영화제 레드카펫에 섰다. 이들은 24일 오후 칸 팔레 데 페스티발에서 열린 ‘더 포트’ 공식 상영회를 앞두고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에스파는 칸 영화제 공식 파트너인 쇼파드의 앰버서더로 이번 행사에 초대받았다. 칸영화제에 K팝 그룹이 참석한 것은 처음이어서 시선이 쏠렸다. 현장에서는 많은 팬들이 에스파의 이름을 연호했다는 전언이다. ◇뜨거운 안녕! ‘인디아나 존스’이번 영화제에선 해리슨 포드가 ‘인디아나 존스’의 마지막 시리즈에 뜨거운 안녕을 보냈다. 올해 80세인 해리슨 포드는 ‘인디아나 존스’의 다섯 번째 영화인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을 끝으로 배우 은퇴를 선언했다. 칸영화제는 18일 칸 팔레 데 페스티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드 프리미어에서 해리스 포드에게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여했다.해리슨 포드는 ”사람들은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눈앞에 자신의 인생이 스쳐 지나간다고 한다. 나는 방금 내 인생이 눈앞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을 봤다”면서 “내 인생은 아내 덕분에 가능했다. 나의 열정과 꿈을 지지해준 아내에게 감사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환호와 박수갈채, 한국 영화에 쏟아진 호평비록 올해 한국영화가 이번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초청받지 못 했으나 초청된 한국영화들에 대한 현지의 반응은 뜨거웠다.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팀은 21일 뤼미에르 극장에서 상영회를 가졌다. 김태곤 감독과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이 참석한 가운데 늦은 시각에도 2300여 석의 뤼미에르 극장은 관객들로 가득 차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게 했다.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관객들은 웃음을 터트리기도 하고, 일부 장면에서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영화 상영 종료 후에는 기립 박수로 감독과 배우들에게 열렬한 호응을 보냈다. 김태곤 감독과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은 벅차오르는 기쁨을 만끽하며 관객석을 향해 환한 미소와 감사의 인사를 했다. 감독과 배우들은 포옹과 악수로 서로를 격려하며 뜨거운 마음을 나눴다. 25일 오후에는 뤼미에르 극장에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거미집’의 갈라 상영회가 열렸다. 상영회 전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네는 ‘거미집’ 김지운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이 참석해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영화가 끝난 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객석에서는 환호와 함께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뤼미에르 대극장을 채운 관객 전원이 기립해 보내는 박수가 12분이 넘는 시간 동안 펼쳐졌다는 전언이다. 상영 직후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에 김지운 감독은 환한 미소와 함께 관객석을 향해 감사 인사를 하는 등 칸영화제의 관객들과 첫 상영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국제 영화제의 메카라 불리는 칸영화제는 27일 폐막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5.2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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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 100만·‘슬램덩크’ 400만..日애니 돌풍과 극장요금 인하 필요성

한국 극장가에 일본 애니메이션 돌풍이 계속되고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역대 국내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400만 고지에 오른데 이어 ‘스즈메의 문단속’이 6일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8일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은 6일째인 이날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고교생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 있는 재난이 흘러나오는 문을 닫는 여행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애니메이션. 역대 한국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2위인 ‘너의 이름은.’(380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다.‘스즈메의 문단속’ 흥행조짐은 심상치 않다. 6일째 100만 돌파 기록은 올 초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14일째 100만명을 동원한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빠른 기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1년 1월 개봉해 일본 애니메이션 한국 흥행 공식을 정립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218만)이 39일째 100만 관객을 넘어선 것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다. 2017년 1월 개봉한 ‘너의 이름은.’이 5일째 100만 관객을 넘어섰긴 했지만, 당시 ‘너의 이름은.’은 유료 시사회로 7만 5000여명을 동원했을 뿐더러 극장 요금 인상 전이기에 사실상 ‘스즈메의 문단속’ 흥행세가 더 가파르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스즈메의 문단속’도 유료 시사회로 5만 9000여명을 동원하긴 했다. 올해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 돌풍은 상당하다. 1월4일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꾸준한 흥행 끝에 지난 12일 400만명을 동원했다. 지난 2일 개봉한 ‘귀멸의 칼날: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는 TV애니메이션 요약본에 새로운 TV시리즈 첫회 일부가 담겨있을 뿐인데다 CGV 단독 개봉인데도 12일까지 누적 44만 1837명을 동원했다. 박스오피스 5위 안에 ‘스즈메의 문단속’(1위), ‘더 퍼스트 슬램덩크’(3위), ‘귀멸의 칼날: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4위) 등 세 편의 포진할 만큼 일본 애니메이션 바람이 거세다. 한국영화는 지난 1일 개봉한 조진웅 이성민 주연 ‘대외비’가 누적 68만 8468명으로 2위에, 같은 날 개봉한 ‘멍뭉이’가 누적 14만명으로 5위에 포진해 있을 뿐이다. 두 편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건 요원해 보인다. 한국영화는 오는 15일 개봉하는 김다미 전소니 주연의 ‘소울메이트’, 22일 개봉하는 개그맨 박성광의 첫 상업영화 연출작 ‘웅남이’ 등이 일본 애니메이션과 맞서게 된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일본 애니메이션의 흥행 돌풍은 극장요금 인상과 직결됐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극장들이 3년 연속 영화관람료를 인상하면서, 관객들이 한국영화 선택에 보다 신중해졌다. 팬데믹 전 한국영화산업 거품이 절정이던 시절 투자했던 영화들이 이제야 개봉하면서 극장에는 볼 만한 영화들과 그렇지 않은 영화들이 뒤섞였다. 때문에 관객들이 상당한 화제작이 아닐 바에야 한국영화 선택에 신중해진 반면 일본 애니메이션들은 화제성이 이어지면서 연속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마니아들과 어린이 관객들이 주로 봤던 일본 극장용 애니메이션들이 이제는 극장에서 봐야하는 작품으로 인식이 전환된 게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돌풍의 원인 중 하나다. 다만 현재 극장에서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들은 일본에서도 메가히트를 거둔 작품들이기에 이 같은 열풍이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일본에서도 메가히트작들이 쉽게 나오는 건 아닌 탓이다.‘소울메이트’부터 시작되는 한국영화 개봉 릴레이가 4월을 거치면서 어떤 성과를 낼지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4월 극장 개봉 지원으로 관객과 만나게 되는 장항준 감독의 ‘리바운드’, 이원석 감독의 ‘킬링 로맨스, 이병헌 감독의 ‘드림’ 등은 기대작으로 꼽히는 영화들이기 때문이다. 3월과 4월이 전통적인 극장 비수기이지만, 팬데믹 이후 연중 극장 비수기로 바뀌었기에 입소문이 어떻게 나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문제는 다시 극장요금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산업 분석 자료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한국은 1인당 연평균 영화관람횟수가 4.37회에 달해 세계 1위였다. 이는 한국관객이 유달리 영화를 사랑해서라기 보다는 극장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했기 때문이다. 극장 영화 관람이 비교적 저렴한 여가행위로 인식됐던 터였다. 하지만 극장요금이 3년 연속 인상되면서 관객의 영화 선택이 매우 신중해졌다. 2022년 1인당 연평균 영화관람횟수는 2.19회로 집계됐다. 펜데믹과 극장요금 인상이 겹쳐지면서 수요층이 명확한 일본 애니메이션들은 입소문이 나면 관객층이 확대되는 반면 한국영화는 외면 받기 일쑤가 됐다. 마침 마블영화들을 비롯한 할리우드 영화들이 실망을 주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이 반사효과를 얻기도 했다.때문에 한국영화를 다시 부흥시키든, 한국영화산업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든, 단기적으로는 극장요금이 변화돼야 한다. 요일별 할인이든, 시간대별 할인이든, 극장요금이 다양해지면서 관객이 체감할 수 있도록 인하 효과를 줘야 한다. 영화계에선 멀티플렉스들을 비롯한 극장들 상당수가 극장요금 인하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일부 멀티플렉스 반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연중 비수기일 바에야 극장요금을 내려서라도 다시 관객이 극장을 찾게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해 관계가 다른 회사들의 반발과 그 결과를 책임질 수 없다는 실무진의 주저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토로했다.일본 애니메이션 붐이 언제까지 갈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극장요금 체제에선 일본 애니메이션 붐이 꺾이더라도 한국영화가 다시 조명받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극장들의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3.14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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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日애니 韓극장가 공습..반짝? 韓영화 반격?

3월 극장가가 한국영화와 일본 애니메이션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그간 한국영화가 한국관객에게 압도적으로 사랑을 받아왔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7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대외비’는 2만 9867명이 찾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일 개봉해 누적 52만 6585명을 기록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이하 ‘귀멸의 칼날’)는 이날 2만 2494명이 찾아 2위에 올랐다. ‘대외비’는 개봉 첫날 18만명을 동원하며 2023년 개봉영화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튿날 ‘귀멸의 칼날’이 개봉하면서 1위를 내줬다가 지난 4일 1위를 탈환했다. ‘대외비’ 스크린수는 1000여개인데다 상영횟수는 3800여회에 달한다. 반면 ‘귀멸의 칼날’은 300여 스크린에 1000여회 가량 상영된 점을 고려하면, ‘대외비’가 ‘귀멸의 칼날’에 힘겹게 우위를 지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귀멸의 칼날’은 특정 팬층이 관심을 갖는 작품인 만큼, 스크린수와 상영횟수가 더 늘어난다고 관객이 늘어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두 영화의 관객수 차이는, 한국관객들의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 또는 호의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걸 방증한다.◇‘더 퍼스트 슬램덩크’ 韓개봉 日애니 역대 1위→‘스즈메의 문단속’ 개봉올해 극장가에서 흥행을 주도한 작품을 살피면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1월4일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두 달이 넘도록 롱런 끝에 지난 6일까지 누적 385만 7507명을 기록해 ‘너의 이름은.’(380만)을 제치고 역대 한국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 올랐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올해 한국에서 개봉한 모든 영화들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기도 하다. 올해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 중 흥행 10위 안에 든 한국영화 ‘영웅’ ‘교섭’ ‘유령’이 모두 손익분기점 돌파에 실패했다는 걸 고려하면 일본 애니메이션에 비해 한국영화 약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반면 일본 애니메이션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귀멸의 칼날’에 이어 8일 일본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스즈메의 문단속’이 개봉해 흥행 몰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는 현재 ‘대외비’가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김다미 전소니 주연 ‘소울메이트’가 오는 15일, 개그맨 박성광 연출작 ‘웅남이’가 오는 22일 개봉한다. ‘덕후’(일본말 오타쿠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오덕후의 준말, 한 분야에 미칠듯이 빠진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들의 수요가 명확할 뿐더러 화제성이 풍부한 일본 애니메이션과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된다.특히 ‘스즈메의 문단속’은 일본에서 한 달 뒤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보다 300만명이 더 관람한 화제작일 뿐더러, 한국에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붐을 일으킨 ‘너의 이름은.’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란 점에서 벌써부터 흥행 전망이 높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그간 한국에선 극장판 ‘명탐정 코난’ ‘도라에몽’ 등 일부 작품들이 방학 시즌마다 소소한 흥행을 해왔지만 어린이용으로 치부돼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극장에서 한국영화 빈자리를 일본 애니메이션이 채우기 시작하고, 특전 등으로 덕후들의 N차 관람을 유도하면서 한국 극장가에 무시 못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영화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개봉하지 못했던 영화들이 비로소 줄줄이 개봉하면서, 상대적으로 화제성이 높지 않다. 뿐만 아니라 팬데믹 이전 한국영화산업 거품이 절정이던 시절 투자된 영화들이 많다보니 옥석이 함께 섞여 있기도 하다. 극장요금이 팬데믹 기간 3년 연속 인상돼 관객이 영화 선택에 한층 신중해진 데 반해 한국영화들은 옥석이 섞여 있다 보니 결국 다같이 외면 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재미가 보장되는 외화를 선택하는 관람형태가 늘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이 같은 흐름에 수혜를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애니 붐 지속 가능성은 미지수..수입가 10만불→100만불다만 일본 애니메이션붐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한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붐이 일면서 몸값도 대폭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계에 따르면 그간 일본 작품들은 수입가가 10만 달러 내외였다. 싸게 수입해 소소한 벌이에 만족했다. 그랬던 게 ‘너의 이름은.’(2017)이 당시 일본 작품 최고 수입가인 60만 달러 가량을 기록한 데 이어 수입가가 계속 올라간 끝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100만 달러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즈메의 문단속’도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한 일본영화 수입사 대표는 “일본 작품 수입가를 올리는 건 결국 한국 업자들”이라며 “과거에 일본 회사들이 돈보다는 오랜 인연으로 신뢰할 수 있는 한국 회사에 작품을 맡겼다면 이제는 일본 회사들도 돈을 많이 제시하는 곳에 작품을 건넨다”고 토로했다. 수입가가 올라간 만큼 마케팅 비용도 한국영화 못지 않은 수준으로 올라갔을 터. 이런 추세라면 일본 애니메이션을 비싼 값으로 사들여와도 손익분기점을 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곧 오게 될 전망이다. 현재는 수입사가 일본 애니 굿즈 라이선스도 가져오긴 하지만, 한국업체끼리 경쟁이 계속되면 그마저도 쪼개 팔 수도 있다. 또한 일본 애니메이션붐을 일으킨 ‘너의 이름은.’을 비롯해 ‘날씨의 아이’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곧 개봉할 ‘스즈메의 문단속’ 등은 모두 일본에서 메가 히트를 거둔 작품들이다. 이런 메가 히트작이 일본에서 매번 등장하는 게 아니기에 한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붐이 지속될지 미지수다. 비용은 올라가고, 검증된 히트작은 상대적으로 적을 가능성이 큰 탓이다. 한국영화 침체가 언제 끝냐느냐도 관건이다. 올 상반기 선보일 한국영화 야심작들은 5월 칸국제영화제 초청작이 확정되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일단 ‘범죄도시3’이 5월 개봉을 추진 중이며, 칸영화제 결과에 따라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주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와 류승완 감독의 ‘밀수’, 김용화 감독의 ‘더 문’ 등의 라인업이 꾸려질 전망이다. 당초 7월초 개봉 예정이었던 박서준이 출연한 마블영화 ‘더 마블스’가 11월로 개봉을 연기하면서 7월 한국영화 눈치싸움도 한층 치열해진 터다.◇韓영화산업 지원해야 韓영화-日애니 고른 경쟁 가능현재 한국영화산업은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팬데믹 기간 중 개봉하지 못한 영화들을 개봉하느라 신규 영화 투자가 현격히 줄었다. 더욱이 개봉작들 흥행성적이 안좋으면서 벤처캐피탈(VC) 등 부분투자자들이 상당수 신작 투자에서 발을 빼고 있다. 팬데믹 전 한국영화산업이 호황일 때는 메인투자사가 30~40% 가량 투자를 하고, 나머지를 부분투자자가 담당했다면, 지금은 부분투자자들이 한국영화 투자를 꺼리면서 메인투자사들이 투자금의 70~80%를 감당해야 하는 형국이다. 그러다보니 메인투자사들이 신작 투자를 극도로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 거품기가 투자된 영화들이 이제야 개봉하다보니 옥석이 구분 안되고, 극장요금은 올라 관객이 선택에 신중해지고, 그러다보니 한국영화 외면이 이어지고, 돈을 못 버니 신작 투자가 줄고, 신작이 주니 볼 영화가 줄어 다시 흥행이 안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이렇게 한국영화산업이 휘청이자 틈새를 일본 애니메이션이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영화산업이 다시 살아나 양질의 영화들이 관객을 계속 만나게 되면 일본 애니메이션과 경쟁은 또 달라질 전망이다. 고정 팬층이 명확한 일본 애니메이션과 관객 확장성이 큰 한국영화가 극장에서 다양하게 경쟁한다면, 한국영화산업은 보다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그 때까지 한국영화산업이 버틸 수 있느냐다. 한국관객이 팬데믹 이전까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한 건, 한국관객이 유달리 영화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극장요금이 상대적으로 쌌기 때문이다. 가격은 올랐지만 내용은 부실하면 외면받는 건 당연지사다. 가격을 다양한 방식으로 할인하거나 작품질이 올라가야 하는데, 후자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가격을 내리거나 사실상 가격 인하 효과가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 한국영화와 일본 애니메이션이 고루 국내 극장가에서 경쟁하려면, 결국 한국영화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K콘텐츠 바람이 불고 있다지만 정작 한국영화산업은 고사 직전이다”면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연 한국영화와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영화시장을 더 풍성하게 할 날이 오게될지, 아니면 한쪽으로 무게추가 기울게 될지,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3.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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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또 오스카 징크스..韓 벽을 넘으니 美 벽에 막혔다 [종합]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아카데미에서 외면받았다. 박찬욱 감독의 오스카 징크스가 이번에는 미국에서 재현된 모양새다.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4일(현지시간) 제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후보로 ‘서부 전선 이상 없다’(독일) ‘아르헨티나, 1985’(아르헨티나) ‘클로즈’(벨기에) ‘EO’(폴란드) ‘더 콰이어트 걸’(아일랜드) 5편을 발표했다.국제장편영화 부문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헤어질 결심'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헤어질 결심'은 지난해 12월 21일 발표된 예비 후보 15편 명단에는 꼽혔지만 최종 후보 명단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이후 3년만에 오스카 수상을 꿈꿨던 한국영화계로선 아쉬울 수 밖에 없다.박찬욱 감독의 오스카 징크스는 오래 됐다. 박찬욱 감독은 '깐느박'이라 불릴 정도로 칸국제영화제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유독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과는 인연이 없었다.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로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으며, '아가씨'는 경쟁 부문 상은 받지 못했으나 류성희 미술감독이 벌칸상을 받았다. 그랬던 박찬욱 감독이지만 지금까지 연출작이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 한국영화 대표로 선정된 적은 '헤어질 결심'이 처음이었다. 그간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은 영진위에서 한국영화 대표를 선정하는 심사위원들의 벽을 '헤어질 결심' 전까지는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올드보이'는 김기덕 감독의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에 밀려, '박쥐'는 봉준호 감독의 '마더'에 밀려, '아가씨'는 김지운 감독의 '밀정'에 밀려 한국 대표로 선정되지 못했다. 물론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과 '마더', 밀정' 등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본선 후보에 꼽히지는 못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이 그간 아카데미 한국영화 후보작으로 선정되지 못했던 것을 두고 여러 소문과 음모론이 횡횡하기도 했다. 심사위원들이 박찬욱 감독을 질투한다는 소문부터 박찬욱 감독이 블랙리스트에 올라서 그의 작품들이 외면받는다는 말들도 떠돌았다.'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이 그런 숱한 논란들을 뒤로 하고, 처음으로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한국대표로 선정됐던 터라 수상에 대한 기대도 컸다.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라 국제적인 인지도도 컸던 데다 투자배급사인 CJ ENM의 오스카 캠페인도 물밑에서 열심히 진행됐던 터였기 때문이다. 박찬욱 감독과 주연배우 박해일은 지난해 10월14일 '헤어질 결심' 북미 개봉에 맞춰 뉴욕영화제에 참석하는 등 오스카 캠페인을 시작했다. 버라이어티를 비롯한 미국 매체들도 '헤어질 결심'을 이번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유력한 후보로 일찌감치 꼽기도 했다.그런 까닭인지 '헤어질 결심'이 오스카 후보에 불발되자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의문을 표시했다. AP 통신은 “올해 가장 큰 놀라움 중의 하나는 호평을 받은 박 감독의 로맨틱 누아르 ‘헤어질 결심’이 배제된 것”이라고 꼽았다. 버라이어티는 “적어도 ‘헤어질 결심’은 국제영화상 후보로 확실해 보였고 박 감독도 감독상 깜짝 후보로 거론됐다”며 “하지만 아카데미는 박 감독을 무시했다. 글로벌 영화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고 두드러진 영화감독 중 한 명에게 때늦은 오스카의 순간을 줘야 할 기회마저 놓쳤다”고 전했다.인사이더는 “‘헤어질 결심’의 후보 탈락은 올해 가장 큰 퇴짜 중 하나다. 일부 사람은 ‘아카데미의 억지’라고 했다”며 화가 난 영화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IT·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 매셔블은 “칸영화제 선두주자였던 ‘헤어질 결심’을 무시하기로 한 아카데미의 결심은 절대적인 범죄”라고 비판했다.아카데미의 '헤어질 결심' 후보 배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됐던 미국 영화계가 화제의 중심을 자국 영화로 돌리기 위해서란 추측도 제기된다. 앞서 골든글로브는 '아바타:물의 길'이 개봉하기도 전에 작품상과 감독상에 노미네이트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아바타:물의 길'은 작품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정작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감독상 후보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안젤라 바셋이 '블랙팬서:와칸다 포에버'로 마블영화 사상 처음으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것도 같은 이유로 보인다. 이번 오스카 시상식에선 양자경 주연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작품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여우조연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의상상, 음악상, 주제가상 등 11개 부문에 최다 노미네이트돼 수상 행진이 예상된다. 이렇듯 아시아계에 문호를 넓히고 다양성을 지향하는 한편 화제몰이까지 염두에 둔 아카데미 시상식의 방향성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속에서 '기생충' '미나리'로 이어진 K-무비 바람은 사라져 아쉬움을 자아낸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1.26 07:00
영화

새해에도 ‘헌트’ 열풍… 이정재, 하와이 영화 비평가 협회상 신인감독상 영예

이정재 감독이 영화 ‘헌트’로 하와이 영화 비평가 협회상 신인감독상의 영광을 안았다. 최근 하와이 영화 비평가 협회 측이 발표한 2022년 하와이 영화 비평가 협회상(Hawaii Film Critics Society Award)에 따르면 이정재 감독은 연출작 ‘헌트’로 신인감독상(Best New Filmmaker)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한국 영화로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등이 하와이 영화 비평가 협회에서 수상의 쾌거를 거둔 바 있다. 이정재 감독은 첫 연출작 ‘헌트’를 통해 지난해 청룡영화상,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부일영화상 등 국내영화제를 휩쓸었다. 더불어 ‘헌트’는 지난해 12월 북미 지역에서 개봉한 후 호평받으며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이정재 감독과 ‘헌트’가 새해 이어갈 또 다른 기록에 대해서도 영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정재는 ‘스타워즈’ 세계관의 새로운 스토리를 예고한 디즈니+ 새 오리지널 시리즈 ‘애콜라이트’에 출연을 알리며, 새로운 모습을 통해 대중을 찾아올 예정이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3.01.1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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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문턱 낮춘 영화제, 송은이~진용진 등 크리에이터 참여 활발

우리 영화제가 달라졌다. 최근 미디어데이를 열고 반성과 혁신의 뜻을 밝힌 ‘대종상영화제’는 올 12월 개최를 앞두고 원정맨, 시아지우, 창하, 리나대장 등 크리에이터들을 앰버서더로 선정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영화제가 크리에이터들에게 앰버서더 자리를 맡기는 건 이례적인 일. 그만큼 비영화인들을 향한 영화제의 문턱이 한층 낮아졌음을 실감하게 한다.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이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크리에이터 진용진을 비롯해 아이돌 스타에서 배우로 화려한 데뷔를 한 박지훈과 제작자로 변신한 송은이까지 많은 스타들이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 영화계에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은 부산을 찾아 영화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고,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박지훈~송은이, 다재다능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동 반경 넓혀 그룹 워너원 출신인 가수 박지훈은 자신이 주연을 맡은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클래스 1’이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OTT 시리즈 섹션인 ‘온 스크린’에 초청돼 부산을 찾았다. ‘약한영웅 클래스 1’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친구들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액션 성장 드라마다. 워너원을 통해 가수로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조선혼담공작소꽃파당’, ‘연애혁명’, ‘멀리서 보면 푸른 봄’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넓혀온 박지훈은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을 통해 배우로서 자신의 영역을 한층 넓혔다. 개그우먼 송은이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된 장항준 감독의 연출작 ‘오픈 더 도어’의 제작자 자격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전지적 참견시점’,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과 셀럽파이브 가수 활동에 이어 미디어랩시소의 대표로 다양한 콘텐츠 발굴과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송은이는 절친 장항준 감독이 연출한 영화의 제작자로 함께하게 됐다. 송은이와 장항준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오픈토크를 진행, 관객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하기도 했다. ‘없는 영화’로 감독 역량 보여준 크리에이터 진용진 유튜브 콘텐츠 ‘그것을 알려드림’으로 유명한 콘텐츠 크리에이터 진용진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진용진이 기획한 신개념 무비 시리즈 ‘없는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스핀오프 페스티벌인 ‘커뮤니티 비프’에 초대됐다. ‘없는 영화’는 ‘커뮤니티 비프’가 엄선한 주목할 만한 화제작과 유튜브, K팝 아티스트 콘셉트 비디오 등 영상 문화 트렌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커비컬렉션’ 섹션의 ‘커비스픽’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었다. ‘없는 영화’는 진용진이 시나리오 작업부터 연출, 편집 등 모든 과정에 참여해 만들어낸 콘텐츠. 많은 작품들 가운데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어르신(02년생)’, ‘RPG 게임(도를 아십니까)’, ‘마스크(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그리운 사람(당신의 이야기)’ 등 네 편을 관객들에게 공개했다. 진용진은 가오가이, 박지현, 장하은 등 ‘없는 영화’ 출연진들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 현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새로운 소재, 장르, 문법을 제시하며 호평 받고 있는 ‘없는 영화’는 지난해 12월 ‘루시드 드림’ 편으로 시작을 알린 8개월여 동안 약 40여 편이 제작됐다. 최근에는 합산 조회 수 1억 뷰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내용을 통찰력 있게 담아낸 탄탄한 시나리오와 특유의 유머 감각이 더해진 탁월한 연출력은 MZ세대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엔터테이너들을 통해 영화제는 또 한 번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고 있다. 점차 허물어지고 있는 콘텐츠의 경계에 따라 앞으로 비영화인들을 향한 영화제의 러브콜은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0.1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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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감독 ‘헌트’ 제7회 런던아시아영화제 개막작

배우 이정재의 첫 감독 연출작 ‘헌트’가 제7회 런던아시아영화제의 개막작에 선정됐다. 런던아시아영화제에 따르면 다음달 19일 개막해 30일까지 12일간 열리는 영화 축제의 막은 ‘헌트’가 맡는다. 폐막작은 홍콩 오현휘 감독의 ‘워리어 오브 퓨처’가 상영된다.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시아영화제의 평가에 걸맞게 올해 더욱 화려한 축제의 막을 연다. 전 세계가 인정한 한국영화를 비롯해 아시아 영화의 흐름을 이끄는 작품 50여 편을 선보인다. 상영작 중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4편, 영국 프리미어 22편으로 영국에서 처음 공개되는 최신 아시아 영화들이다. 런던의 랜드마크 레스터스퀘어 오데온 럭스를 중심으로 시내 주요 극장 5곳에서 관객을 만난다. 개막작 ‘헌트’는 과거 한국 정치 상황을 배경으로 한 첨보 액션 영화다. 폐막작 ‘워리어 오브 퓨쳐’는 대기와 수자원이 오염된 도시의 절망적인 미래를 그리는 작품이다. 영화제 측은 개막작과 폐막작 선정에 대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고민하며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함께 생각한다”며 “서로 다른 두 세계의 공통점이 있다면 지금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이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영국 관객과 아시아영화를 통해 우리 앞에 펼쳐진 세상을 함께 바라보고자 하는 의도가 담겼다. 공식포스터 역시 올해 영화제의 이 같은 지향을 담아, 한국의 ‘붉은 산수’로 유명한 이세현 작가의 작품과 협력했다. 올해는 특히 유럽 어디서도 만날 수 없었던 화려하면서도 탄탄한 프로그램들을 구축했다. 해를 더할수록 높아가는 현지 관객들의 관심을 충족하고, 더 나아가 관객에게 새로운 아시아영화를 소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이정재의 출연작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이정재 배우 특별전’, 왕가위 감독의 촬영감독으로 유명한 ‘마크리 판핑빙 특별 포커스’, ‘다큐멘터리 경쟁전’이 마련됐다. 주목받는 아시아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리프오피셜 셀렉션’ 및 ‘런던 할로윈 호러 섹션’을 비롯해 거장 감독 배창호, 에드워드 양, 허샤오시엔의 최신 디지털 복원 작품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초청작도 있다. 한국영화 초청작은 어느 해보다 풍성하다. ‘비상선언’, ‘범죄도시2’, ‘오마주’,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를 비롯해 ‘땅에 닿지 않는 비’, ‘성덕’ 등 최신작부터 다큐멘터리 수작까지 총 11편이 영국 관객과 만난다. 올해 국내 관객들이 가장 사랑한 작품부터 해외 영화제가 앞다퉈 초청했던 글로벌 인기 작품까지 다채로운 영화로 구성된 막강 라인업이다. 레드 카펫을 밟는 배우들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이정재, 임시완, 이정은이 영국의 영화산업 1번지 레스터스퀘어에서 진행되는 레드카펫에 올라 전 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한국영화의 위상을 알린다. 런던아시아영화제는 다채로운 행사에 참여하는 이정재를 위해 영국의 영화 비평가들의 글로 구성한 ‘이정재 배우론’을 기획해 영문으로 출판할 계획이다. 이정은은 ‘오마주’의 신수원 감독과 현지 관객들과 대화를 이어간다. 임시완 역시 현지 최고 돌비시스템을 갖춘 극장에서 작품을 공개하고 관객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진다. 런던아시아영화제 전혜정 집행위원장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영화는 영국에서 다양성 문화가 아닌 주류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제7회 런던아시아영화제를 통해 ‘보고 싶은 세상’에 대한 이야기와 ‘피하고 싶은 상상의 세계’, 그리고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현실’을 함께 얘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2.09.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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